당연한 줄로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줄로 생각했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하루종일 일터에서 힘들게 일해도
당신이 지쳐서 무거운 몸을 이른 아침에 일으켜 세우려고
몸부림치는 것이 엄살부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침 일찍 차가운 바람가르며 일터에 나가는 것은 당신으로서
당연한 줄로 생각했습니다.
이곳저곳 파스를 하얗게 부치고 일터로 향하는 모습을 보면서
퇴근할 때 쯤은 다 떼어버리고 깨끗히 들어와야 될 정도 밖에
안되는 아픔으로 생각하고 얼마나 아프냐고 묻지도 않았습니다.
그정도는 당연히 스스로 감당해야 되는 걸로 생각했습니다.
이제 나는 괜찮아. 너희들이나 먹어, 오늘은 별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하면서 가족들에게 더 먹게 하면서 본인은 마음속에서 침만삼키는 당신의 태도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상처투성이인 손발톱이 헤어진 양말사이로 보여도,
거치러진 피부에 보습제 한번 사서 바르지 못하고 아끼고 아껴서
모아둔 돈도 가족들 어데가야 된다고 말하면 망설임없이 꺼내주는
것은 당신으로서 당연한 줄로 생각했습니다.
저산 한번가고 싶어, 저것 한번 마음껏 먹고싶어, 저옷 한번 입어봤으면 원이 없겠어! 하다가도
가족들이 뭘 해달라고 하면 언제 그런 생각했느냐는 식으로 까마득히 잊어버린 채
가족들부터 먼저 생각하는 것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언제나 그렇게 살던 당신이 몇 년 전에 돌아가신 부모님이 보고 싶다.
그곳에 한번 가고 싶다. 그것 좀 먹고 싶다는 것이 푸념쯤으로 생각했는데...
한 밤중에 화장실에서 가족들 깰까봐 소리 죽여 어깨로 들썩거리며 울던 당신을
본 이후로는 당신은 " 당연히 그렇게 해도 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