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칼럼
최고의 화장품
멋진 사람 되려고 많은 노력들을 합니다. 그런데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속상해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납니다.
사람의 멋은 외적인 요소는 아주 적습니다. 멋은 마음에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가꾸지 않으면 아무리 옷을 잘 갖추어 입고 화장을 정성껏 잘해도 별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마음을 정원처럼 예쁘게 가꾼 사람은 저절로 멋이 나오도록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화장품은 쉽게 사서 바르지만, 마음의 화장품은 구하지 않습니다. 마음의 화장품은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는 것입니다. 주님의 마음을 품으면 주님을 닮은 멋쟁이가 될 수 있습니다.
어느 어르신께서 낮 예배 시간을 30분이 지나서야 뒷문을 열고 겸연쩍게 들어오셨습니다. 그분은 강단에 서있는 저를 보고 살짝 웃음을 보이시고는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늦게 오신 것이 미안하셨는지 주변사람들과 눈인사정도만 하셨습니다. 신변에 아무 일없이 오신 것만 해도 참 감사하게 생각하는 저입니다. 이 어르신은 우리 교인들 중에 제일 멀리서 오십니다. 물론 연세도 제일 많으신 쪽에 속합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버스를 타고 오십니다. 젊은 사람도 집 가까운 곳으로 옮기는 세태인데 이 어르신은 그렇게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기쁨으로 오십니다.
예배를 마치고 뒤쪽에서 인사를 나누는데 이분은 나오시지 않으시다가 거의 마지막쯤에 나오십니다.
저의 손을 붙잡고 제 뒤쪽에 있는 계단을 가리키시는데 거기에는 꽤 큰 케이스와 검정비닐 봉투가 있었습니다.
“목사님, 저것 드세요.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 비닐 봉투는 000한테 신세진 것도 있어서 줄려고 가져왔습니다.”라며 어르신께서 겸연쩍게 말씀하십니다. 왜 이분이 제일 늦게 나오신 이유를 알았습니다. 몇 번을 칭칭 동여매고, 다시 쇼핑백에 담고 몇 번을 들고 오시면서 몸살을 겪으셨는지 쇼핑백 손잡이들은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되어서 거의 몸에 품고 오시다시피 하셨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설 명절이 주중에 끼어 있어서 꼭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연로하신 몸에 그 무거운 것을 가지고 오시느라고 예배에 늦게 오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누가 알까봐 살짝 전해주고 싶어서 다른 분들이 다 나간 다음까지 기다렸다가 나오시면서 전해주시는 어르신의 마음은 참 곱고 예쁘고 멋있습니다. 교회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잊지 않고 챙겨 왔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열어봤습니다. 몇 번 감겨진 것을 풀고 내용물을 확인하려는데 겉포장이 보이는데 귤 종류의 하나인 ‘한라봉’이 한 박스였습니다. 박스를 열려고 들었는데 뭔가 바닥에 떨어져서 봤더니 세 번 접힌 쪽지가 있었습니다. 다시 주워 펼쳐보니“목산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마니 봐드십시오. 000올림”이라고 써져있었습니다. 어르신의 마음을 생각하며 한참을 우두커니 서있었습니다. 저 혼자 먹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요즘 ‘표현’하며 살자는 주제로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분은 마음이 이런 주제와 상관없이 섬기고 나누고 베풀고 사십니다. 이 어르신은 넉넉하게 지내신분이 아닙니다.
셋방에 사십니다. 그러나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분이십니다.
이분은 날마다 마음을 곱게 화장하고 사십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대하는 섬세한 배려는 재치가 넘치십니다. 이런 어르신이 우리 교회에 계시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으라.”고 하십니다.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으면 누구든지 최고로 멋진 마음의 화장을 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인류최고의 화장품은 예수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을 때 만들어집니다.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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