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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칼럼

천사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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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경험 하나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몇 시간을 기다려도 먹을거리가 없자 피난민처럼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있었습니다.  모임의 회원들이 멀리 섬으로 야유회를 갔습니다. 여러 명이 나서는 길이기 때문에 몇 달 전에 섬에 가서 예약을 했습니다. 그 섬에 유일한 식당이며 바지락 칼국수와 맛깔스런 김치와 밥을 제공해주는 평판 좋은 곳입니다. 너무 너무 맛있으니까 육지에서는 먹지 말고 섬에 들어가 예약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회장님의 충고에 따라 다들 아무것도 먹지 않고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맛있는 칼국수를 먹을 것을  꿈꾸며 기대에 부풀어 배를 4시간 남짓타고 섬에 도착하니 오후 3시가 되었습니다. 모두들 선창가에 내리자마자 유일한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성큼성큼 목적지에 모두 도착해서 식당에 잘 차려져 있을 음식과 냄새 맡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식당에는  냉기가 흘렀습니다. 식당 안에는 아무런 인기척도 없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서 옆집 아주머니에게  식당 아주머니 전화를 물어 직접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식당주인 아주머니는 아침 일찍 딸이 살고 있는 육지에 나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우리가 오늘 온다고 예약했지 않습니까?”라며 회장이 황당하다는 듯이 따지자, “다음 달에 온다고 하셨지 언제 오늘 온다고 했습니까? 나도 모처럼 예약이 비어서 딸집에 왔습니다.”라며 식당 아주머니가 불쾌하다며 한소리를 했습니다. 경상도 억양이 심한 회장님과 충청도 억양과 사투리가 심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서로다 사투리로 대화를 하면서 예약을 했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서로다 잘못이해하고 있었던 해프닝이었습니다.   조그마한 나라에서 사투리와 억양 때문에 소통의 문제가 생겨 유일한 밥집에서 밥을 먹지 못하고 패잔병처럼 먹을 것에만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습니다. 건너편 섬에 구멍가게가 있다는데 거기를  갈 형편은 되지  않고, 먹을 만한 것은 없고 다들 식당 앞마당에 있는  와상에 걸터앉거나 선창가 둑에 누워들 있었습니다. 마을이라고 말하기에 무색할 정도로 한집씩 듬성듬성 있는데 떨어진 집까지 합쳐야 겨우 6가구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다음 날 되어야 배가 들어왔다가 나가는데 강제금식이 되니 야유회가 야유하는 회가 되어버린 샘입니다. 마을에서 서성거리는 육지 사람들을 보고 끝집에 살던 아주머니가 사연을 묻고 섬에 오신 손님들을 굶길 수 없다며 자기가 해주겠다며 자기 집으로 오라고 해서 갔습니다. “저 아주머니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천사 같다”고 다들 감격했습니다. 참으로 희망이요 감동스런 말씀이었습니다. 손칼국수를 해주겠다며 밀가루를 반죽해서 느린 손으로 정성껏 칼질을 하고 펄펄 끓는 솥에 넣습니다. 문제는 두식구가 먹고 사신 가족이라 큰 솥이 없었습니다. 가득 넣고 끓여봐야  5명이 먹으면 없습니다.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어떤 방법으로 먹어야할지 난감했습니다. 전부다 조금씩 나눠먹는 다면 더 허기질 것 같아 계산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5명씩 먹으면 8번을 끓여야 하는데 40명이 조금씩 먹으면 10번도 더 끓여야 하는데 아마 날 샘을 해야 될 것입니다. 대 여섯 번을 끓이고 나서는 끝이 언제 날지 몰라 심란했는지 이 아주머니는 시골 사투리로 중얼거리다가  욕을 합니다. 처음에 선한 마음이 피곤함과 끝날 줄 모르는 것 때문에 원망이 되고 후회가 되고 짜증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 목사님들이 아주머니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무척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어둠이 몰려들자 옆집 아주머니가 일손을 거들어 주려고 들어와서 “집사님, 칼질은 내가 할 테니까  끓이는 것만 하세요. 그런데 이분들은 누구세요?”, “집사님, 나도 잘 몰라, 식당집이 문 닫아서 우리 집에 오라고 했어, 공무원들이겠지.”라며 피곤한 기색으로 아주머니가 대답합니다. 그곳에 있는 분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전혀 집사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모습들이 많았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봉사를  자청해놓고  금방 원망과 짜증으로 변질 된 모습은 보기에 민망했습니다. 진정한 섬김은 처음 마음을 끝까지 품고 가는 신실한 삶의 자세를 가질 때 이뤄집니다. 천사가 변질되니 사람이 변질된 것보다 더 추했습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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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보름달님의 댓글
그 아주머에게서제 모습을 보네요 ㅠ.ㅠ처음의 그 마음을 잘 간직하기위한몸부림을 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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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혜경이님의 댓글
시종일관  저에게 필요합니다 믿음도 봉사도 끝까지 일관되게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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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찬양여인님의 댓글
저 또한 변덕이 심합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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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여전사님의 댓글
어릴적부터 좋아했던 가스펠송이 "창조주 하나님께 영광을 ~" 이란 곡인데 "신실하신 하나님 ~" 이부분이 제일 좋았어요 . 제가 신실하지 못해서인가 봅니다. 무엇을 하든 변함없이 주님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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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명숙이님의 댓글
끝까지 기쁨 마음으로 섬겼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ㅠ.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하나님 보시는 기준으로, 기쁨 마음으로 끝까지 봉사하며 섬길수 있는 제가 되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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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윤종순님의 댓글
처음 마음먹고 섬기겠다는 그마음 그대로 기쁜 마음으로 섬기기을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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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김은정님의 댓글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뜨끔하고 부끄럽습니다..처음엔 의욕넘치게 감사함으로 기쁨으로 시작하는데..끝까지 그러지 못하는 것들이 많습니다..신실함으로하나님께도 사람에게도 진정한 섬김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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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사랑님의 댓글
저도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집에 식구들이 많이 모이면 첨에는 즐겁게 하다가 나중에는 심통부릴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나도 주변도 서로 눈치보고 서로 불편해지더라구요. 그 감정은 좀 오래가죠.이왕하는것 끝까지 신실하게 예수님의 맘으로 섬기고 사랑하고 감사하며 행하길 기도합니다.예수님의 향기를  향끗하게 폴폴 풍기길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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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별님의 댓글
끝까지 섬긴다는 거 ....., 마음이 변질되지 않고 주님 주신 마음으로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요?  저도 마음의 변덕이 심해  기쁨이 불평으로 바뀐적이 있네요. 이제는 신실한 마음으로 섬기고 감사로 쭉~~~욱 가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