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일이 있습니다.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말이라서 그런지 마음도 바쁘지만 추위 또한 뭐가 그리 바쁜지 이번 주 내내 매일 최고치를 갱신합니다.12월하면 사람들의 입에 내리는 익숙한 표현 중에 하나가 “한해가 저물어갑니다”입니다. 한해가 저물면 희망의 새해가 당연히 오는 것처럼 여깁니다. 그러나 ‘매번 결과는 똑같다’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시간적인 달력 넘기기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달력에서 11월 쪽을 찢어 내렸습니다. 이제 달랑 12월 쪽 한 장 남았습니다. 달력을 넘기면서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한 달 한 달 찢어내는 것 자체가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내일이 없는 하루살이에 불과 할 뿐입니다.
매일 같이 다른 사람들이 누려보지 못한 대단한 재미를 누리고 살아도 내일이 없는 하루살이는 불쌍한 존재입니다.
이솝우화에 하루살이와 메뚜기 얘기가 있습니다. 물론 이 내용을 각색한 하루살이와 메뚜기 그리고 참새에 대한 내용을 그린 아동문학작품이 있습니다. 메뚜기가 하루살이와 신나게 놀다가 저녁이 되자 헤어지면서 말하기를
“하루살이야, 내일 우리 또 만나자. 오늘 보다 더 재미있게 놀게” 그 말을 듣던 하루살이가 “내일이라는 것은 뭐냐?”며 갸우뚱거리며 물었습니다. 하루살이는 말 그대로 하루만 살고 몇 시간 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함께 너무 친하게 지냈던 하루살이 친구를 잃고 슬펐지만 다시 힘을 얻은 메뚜기는 하늘을 나는 참새를 만나게 되어 무척 즐겁게 지냈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한 날 이번에는 참새가 메뚜기와 헤어지며 “메뚜기야, 내년에도 다시 만나 신나게 놀자”라고 말하자 메뚜기가 무슨 말인지 몰라 “내년이 뭐니?” 어리둥절해서 물었습니다. 메뚜기도 그해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자신을 모르고 하루 살아가는 것은 재미가 많고 적고를 떠나 하루살이나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부귀공명을 누리며 매일 매일 살아도 희망의 새봄을 맞이할 수 없다면 메뚜기나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눈에 보이는 즉 겉으로만 나타난 것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한다면 하루살이 인생입니다.
그러나 하루살이는 비록 하루를 살아도 참 열심을 다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려 살아갑니다.
하루밖에 못사는 하루살이에게 비가 오는 날이면 얼마나 불행하겠습니까? 그러나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그 날씨를 최대로 활용합니다. 하루살이들은 때를 지어 빗속을 날아다니며 구애를 하고 사랑을 나누는데 열심을 냅니다. 때를 지어 위로 아래로 날면서 수컷들은 암컷들이 집단으로 춤을 추는 곳으로 날아가 빠른 속도로 짝을 만나 짝과 함께 멀리 날아갑니다. 억수같은 비가 와서 그들의 삶이 방해가 될지라도 짧은 삶을 가장 충실하게 살아갑니다. 마지막에는 물속에 알을 낳고 최후의 죽음을 원망 없이 감사함으로 맞이합니다.
확실하게 영원한 희망이 되는 영원한 생명을 약속받은 믿는 자들은 12월만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자신의 인생 삶을 가장 가치 있게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12월이 소중한 것이 아니라 내일이 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