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한 달이나 남았다며 전화를 이곳저곳에 돌립니다.
한 달이라도 더 있게 된다면 더 이상 소원이 없겠다고 노래하던 그가 호전되어 한 달을 더 함께 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그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연신 감사하다고 말을 잇습니다. 췌장암으로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2년을 고생하던 그가 마지막 한 주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까지 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한 달 이상은 충분히 더 살수 있다는 담당의사의 소견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토록 지난한 세월을 보냈지만 꿋꿋이 살아남았던 것은 그의 유일한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 외동아들이 6번째 사법고시에 1차, 2차 시험에 합격하여 최종 면접 결과에 대한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를 자식의 시험결과를 기다리는 기다림이 그에게는 삶의 힘이 되었습니다. 추가시간을 덤으로 살아가는 그에게 드디어 사법시험 합격이라는 통지가 전달되었습니다. 추가시간의 마지막 4번째 주의 화요일에 기쁜 소식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본인은 얼마나 기쁘던지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자신의 아들이 합격했노라고 건강한 목소리로 지칠 줄 모르고 전화를 합니다. 마치 자신이 죽었다가 살아난 것보다 더 기쁜 목소리였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날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저를 보자고 전화를 한 것입니다. 잘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가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저녁 늦게 병실을 찾아갔습니다. 드디어 그 사람이 죽기 3일 남은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던 그가 아무 힘도 없다면서 기도를 부탁합니다. 열심히 그 사람의 영혼을 놓고 기도해주었습니다. 그는 목 놓아 울기 시작합니다.“나는 헛살았어, 그 좋은 세월 다 헛일만 열심히 했어, 영혼 없이 일하고 먹고 살았어,아들의 합격소식도 하루 이상은 나에게 힘이 안 되었어,그저 인생 쓸데없는 일만 하다가 가게 되니 너무 억울하고 괴로워.” 하면서 엉엉 우는 소리에 옆 병상에 있는 사람들도 함께 눈물을 글썽거립니다. 물 한잔을 그 사람에게 마시게 해놓고 안심시켜 죽기 전에 삶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소개해주었습니다.
“예수님이 생명이다. 그러니 그분을 주인으로 삼아야 한다. 주님이 자신의 머리로 삼았다고 고백하는 기도를 하라. 그리고 여기서 예수님이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만 전해봐라. 너에게 분명한 믿음이 생겨질 것이다.”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천국 갈 준비가 된 그 친구 장례를 위해 저의 약속들을 변경해놓았습니다.
다음 그 다음날 마지막 천국 가기 전에 얼굴 한 번 더 보고 기도해주려고 준비하는데 그 병원에서 간호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화들짝 전화를 받으며 “내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죽었구나, 그래도 나를 찾았구나!”라는 떨림 반 아쉬움 반으로 가슴이 가득 찼습니다.
병원 간호사가 “여보세요, 00씨 친구 분이시죠.잠깐만요 환자분 바꿔드릴께요.”, “김 목사님! 나 00요, 휴대폰이 세면대 물에 빠져서 전화기를 잠깐 빌려서 전화 한 거요. 지금 병원에 좀 와줘요. 내가 줄 것이 있는데 꼭 차 좀 가지고 와요”라며 아주 기분 좋은 목소리로 전화를 했습니다. 갈려던 참이었기에 곧장 갔습니다.
그가 죽기로 예정된 날 병실에 들어서자 마치 유치원생이 초등학교 입학식에 가는 그런 설렘으로 앉아서 옆 병상의 사람들과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는 저의 친구지만 그의 엄마를 만난 것처럼 천진난만한 기쁨이 넘쳐 벌떡 일어나 나를 맞아주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이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믿어지고 나니까 예수님이 나 자신의 주인이라는 것도 자동으로 믿어지고 멈출 수 없는 눈물이 계속 쏟아지면서 기쁨이 생겨지고 힘이 생겨져서 옆 사람 수발까지 들어주었어, 그리고 이 병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계속 말했지 그러고 난후 평안해지기 시작했어.”라며 싱글벙글 했습니다. 그 친구는 그렇게 6개월을 더 살고 12월 성탄절과 새해를 맞이하며 하나님께 돌아갔습니다.
오늘 새벽부터는 목소리 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마음 속으로" 목이 안 좋을 때는 모과즙 같은 것이 좋은데"라며 생각하면서 차를 주차해둔 곳으로 가는데 마침 바로 앞에 말린 모과를 파는 분이 있기에 두 되박어치를 샀습니다. 운전하며 말린 모과를 먹는데 그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그 친구가 자기 병실에서 “너는 목사님이니까 목을 보호를 잘해야 될 것 같아 줄려고 병실에 들어온 모과를 다 모아 놓았어, 꼭 먹어.”라며 전해준 선물이 모과였습니다. 아마 천국에서 만나면 이 모과 얘기는 다시 나눌 것 같습니다. 벌써 쾌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저 천국에서 여전히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 있는 어떤 것을 이뤄도, 소유해도 자신의 생명만큼 소중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대단한 것을 이룩했어도 근원적인 소망이 되거나 힘이 될 수 없습니다.
주님을 만나며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이 세상 어떤 것도 부러운 것이 없습니다.
주님이 생명 되시며 길 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그 사람은 마지막 잠깐이라도 제대로 살고 갔습니다.
얼마되지 않는 이 세상에서 주님을 제대로 믿어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원합니다~~!!
주님이 나의 소망이요 나의 기쁨 전부 되기를 기도합니다
깊이 새깁니다. 오직 주님만을 소망삼고 사는
진짜 예수쟁이가 되기를 사모합니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세상적인 것들
그분이 쓸데없는 것들이라고 한 것들을 자꾸 붙잡는 제 모습들을 봅니다..
주님... 길되시고 생명되시는 주님을
지금 누리며 살아가는 자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