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칼럼
족제비
족제비
얼마전 아침 일찍 집으로 향하는 길에 족제비를 봤습니다. 참 오랜 만이었습니다. 멀리서 볼땐 여기 저기 흔한 고양이겠지 하고 갔는데 도망가는 모습이 달라서 자세히 봤더니 족제비였습니다.
저에게는 족제비에 대한 기억들이 너무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옛날 시골 마을에서는 웬만하면 계란이나 두부같은 종류들은 자가 공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매일 같이 암탉이 낳아 놓은 신선한 달걀은 다음날 요리 재료가 되어 집니다. 그래서 암탉은 시골 사람들의 식탁을 책임지는 보배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닭들은 닭장이 필수적으로 갖춰져 있습니다. 해질 무렵이면 닭들은 닭장으로 들어갑니다. 닭장은 지상에서 1m이상 높은데 메달아 놓습니다. 외딴 집이나, 사람이 집에 없을 땐 한 낮에도 대나무로 만든 이동용 닭집인 덕가리를 마당에 내놓고 거기에 병아리나 어미닭을 넣어놓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족제비나 살쾡이 같은 것들의 공격을보 부터 보호하려는 것입니다.
족제비는 보통 30~40cm 정도 크지만 무척 날렵하고 민첩하여 농장에 들어오면 일단 닭 종류들을 거의 죽여 놓거나 훔쳐갑니다. 주로 밤에 활동을 많이 하고 토끼나 쥐, 뱀이나 개구리, 새. 귀뚜라미, 메뚜기. 여치 같은 것을 좋아 합니다. 하지만 가축중에는 닭을 제일 좋아합니다.
어느 날 아침 닭장 문을 여는데 별로 소란스럽지 않았습니다. 여느 아침 같으면 퍼드득거리고 뭔가 일찍 나올 준비를 하는데 그런 경쟁들이 안 느껴졌습니다. 드디어 닭장 문을 열자 3마리의 닭만 뛰어내립니다. 이상해서 뒤 굽이를 들고 안을 보니 나머지 4마리가 머리에 구멍이 뚫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분명히 닭장 문이 닫혀있었는데 왜 그럴까 싶어 봤더니 쥐가 구멍을 낸 그곳으로 족제비가 들어와서 죽인 사건입니다. 족제비는 일단 닭장에 들어오면 닭머리를 공격합니다. 그리고 피를 빨아먹습니다. 그저 소리 없이 닭들은 죽어갑니다. 전날 밤 닭장에서 푸드득하는 소리가 들렸었는데 그때 나가보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습니다. 행여 그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네 마리 죽은 닭들은 특징이 있었습니다. 주로 닭장 바닥에서 밤을 지냈습니다. 닭장에는 바닥에서 공중으로 어느 정도 높이를 두고 가로로 막대기를 두 개정도 설치를 해놓습니다. 이것을 횃대라고 하는데 이렇게 해놓으면 닭들은 횃대에 올라가 서서 밤을 지냅니다. 이 닭들은 횃대에 올라가는 것을 싫어하는지 굳이 횃대 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라가서 밤을 나지 않고 바닥에서 편하게 밤을 났습니다. 족제비 같은 종류들은 닭들의 항문이나 머리를 공격하기 때문에 높이가 있는 공간에 있으면 피할 수 있습니다. 닭들은 횃대에 오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생명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믿는 사람들은 신앙의 횃대에 오르는 훈련을 부지런히 해야 믿음을 잘 지킬 수 있습니다. 주님은 “항상 깨어 있으라,근신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사탄이 먹잇감을 찾아 우는 사자처럼 신앙의 핵심을 자르려고 사방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들을 위해서 십자가에 공격당해 머리에서 발끝까지 물과 피를 쏟으셨습니다. 우리를 위해 대신 엉터리로 믿는 족제비 같은 자들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기도의 횃대에 올라가야 안전합니다. 예배다운 예배의 횃대에 오를 줄 알아야 합니다. 말씀대로 살아가는 순종의 횃대에 서서 주님 오실 그 아침까지 영적 각성을 해야 합니다.
수련회를 통해 주셨던 은혜들 놓치지 않도록 지켜나가겠습니다
날마다 믿음의 횃대에 올라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