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로그인
목사님 칼럼

먹어도 배가 고파요

페이지 정보
profile image
작성자
  • 10건
  • 1,955회
  • 작성일:
본문

먹어도 배가 고파요.



“요즘은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파요.”라며 넉살을 떨며 셋 중에 제일 먼저 국도가  부엌으로 향합니다. 국도는 양푼에 김치, 밥, 무슨 반찬이든 집어넣고 그 위에 큰 유리병에 담긴  참기름을 듬뿍 부어 비벼서 부엌에 앉을 겨를도 없이 폭풍흡입을 합니다. 3개월 째 국도는 집에만 오면 씻을 생각도 하지 않고 먹는데 열심입니다. 우리 둘이서 씻고 나가면 양푼 가득한 엉터리 비빔밥이 떨어져 가는지 양푼 긁는 소리가 들립니다.  세 명이 학교에서 하숙집에 돌아오면 밤 10시 반쯤 됩니다. 벌써 하숙집 가족들은 대부분 잠들고 부엌문만 열어 놓습니다. 우리 둘은 하숙생이고 국도는 하숙집 큰 아들이고 한 학년 후배입니다. 당시에는 거의 대부분의 학교들이 다 밤 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점심과 저녁도시락 두 개를 싸가지고 갑니다. 한참 성장기지만 얼마동안은 더욱 먹는 것과 전쟁을 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번은 하숙집 아줌마가 저를 불러 세우고 궁금한 표정으로 묻습니다. “왜 국도는 저렇게 먹는데도 살이 안 붙어?”,“네, 너무 걱정 마세요. 키가 크는 중이여서 그럴 겁니다.”, “국도는 자기 아빠 닮아서 키가 안 클 텐데!”  그런데 제가 봐도 자꾸만 야위어가는 모습이 신경이 쓰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 집에 하숙하면서 국도를 전도했었고 그는 열심히 공부해서 후배가 되었습니다. 국도 어머니는 “교회 데리고 다니는  것은  뭐라고 안할테니까  대신 너만 믿는다. 행여라도  우리 국도 잘못되면 네가 다 책임져야 해,”라며 부담되는 당부를 했었던 터였습니다. 그래서 국도에게  “야, 너 요즘 살이 빠진 것 같다. 무슨 일있나?”, “형, 무슨 일은 무슨 일이 있어, 열심히 기도하고 말씀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걱정하지마, 형”하며 씩 웃습니다.
모처럼 토요일 일찍 끝나서  2시쯤 하숙집에 들어와서 학생부 토요예배를 준비하려는데 국도 어머니가 눈물이 글썽글썽한 채 문을 열고 들어오셨습니다.
한손에 도시락 쌌던 보자기와 또 다른 손에는 설거지를 하던 중이었는지  물기가 흥건한 빈 도시락을 들고서 “병덕아, 이것 좀 봐라 도시락 안에 있더라.”라며 소리 내어 울기 시작합니다. “어머니,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저는 국도 친구 경배입니다. 몇 달 동안 제 도시락까지 싸 주셔서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저에게는  도시락이 꿀맛이었고, 하루를 사는 음식 이었습니다.국도가 아니었으면 저는 어머니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잃고 힘들어서 학교도 못 다녔을 것입니다. 국도는 매일 나를 위해 저녁 식사 후에 벤치에 앉아  손을 잡고 기도해주고 위로해주었습니다.  맛 벌이 부모님의 외동아들이었지만 국도가 형제가 되어주고 주변에서 도와주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선물이 준비되면  꼭 가서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이제는 저도 예수님 믿게 되었습니다. 국도 같은 좋은 아들을 두셔서 어머니는 행복하신 분이십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써있는  종이쪽지를 읽었습니다.
국도 어머니는 이제야 국도가 아침을 집에서 먹고, 학교에서 도시락 두 개를 먹고 집에 와서 밥을 먹는데도 자꾸 야위어 가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잠자리에 무슨 밥을 많이 먹느냐며 핀잔을 주었던 것이 못내 국도에게 미안하기도하고, 멋진 아들을 생각하니 흐뭇해서 그렇게 우시는 것 같았습니다. 한참을 우신 후에 방문을 나서면서“우리 아들 훌륭하지?, 아무래도 나도 교회 나가야 할 것 같아!”라며 부엌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국도를 따라 그 다음 달부터 예수 믿기 시작했습니다. 얼마후에는  신사이지만 신앙적으로는 매우 강팍했던  공립학교 교감이신 국도 아버지도 교회 다니게 되었습니다.   국도는 국어 영어 수학만 공부한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도 힘써서 배우고 있었습니다. 오랜 후에 지인으로부터 국도는 외국에서 의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 사람을 건지는 것은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살때 제일 확실합니다. 전도 그 자체가 사랑입니다. 물에 빠져 죽어가는데 구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사랑이 없는 것입니다. 영혼이 지옥으로 빠저들어가는데 전도하지 않고 먹을 것 주고 같이 놀아주기만 한다면  주님은  우리를 향해 뜨거운 눈물을 흘리시면서  "어서 가서 사랑하라"라며  가슴을 치실 것입니다.

댓글목록
profile_image
작성일 별님의 댓글
아~ 눈물이...우리 아이들도 배가 고프다며 아우성 치지만 남을 위한 배려가 없지요.  남을 살리는 섬김 이 전도가...저에게도 필요 합니다. 목사님!! 좋은 추억이 있어서 행복하시겠어요.저도 짐 부터라도 뿌려 볼께요
profile_image
작성일 김은아님의 댓글
배고픔까지 참아내는 영혼의 사랑 ᆢ머리로 생각한 신앙의 삶이 아니라 진짜 예수를 담아내는 십자가의 희생을  실천하기 위해 먼저 나의 정욕을 십자가에 못박는 은혜를 구하겠습니다ᆢ제 힘으로 안되니까요
profile_image
작성일 sam님의 댓글
가슴뭉클 합니다!! 말씀듣고 사랑의 실천을 보여준 국도, 국도를 전도했던 목사님 마음...아들의 변화속에 부모님들까지 전도 된 멋진 현장!! 저도 기도하며 도전하겠습니다.
profile_image
작성일 명숙이님의 댓글
너무나 감동적이라 마음이 뭉클합니다예수님의 사랑으로 살때 변화되어져가는 모습들이  참 은혜롭고  귀한것 같아요사랑함으로 전도의 열정이 살아나기를 기도합니다.
profile_image
작성일 혜경이님의 댓글
어린국도는 그리스도의마음을 제대로 실천하며 살았네요 감동적인 삶의 중심엔 목사님이 계셨구요 이런 멋진 목사님 밑에있는 성도인게 정말 감사하고 기쁩니다~~ 열정가지고 전도한적 거의 없었는데 제2의 국도를 만나는 사람되고싶습니다 전도에 열정내겠습니다^^
profile_image
작성일 김은정님의 댓글
이 글을 읽는 저도 가슴이 뜨거워지네요국도를 통해 친구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주님깨 오게 되었는데요..저도 그러한 사랑을 실천함으로 영혼을 건지길 원합니다..
profile_image
작성일 쫑쫑이님의 댓글
저를 위해서도 도시락을 싸준 친구가 초등학교 때 기억이 납니다. 어찌살고 있을까 가끔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때는 예수를 모르고 살았던 때인지라 그저 고맙기만도 했는데요. 저는 이런 실천이 없었네요. 한다해도 꾸준히 해본적이 없는 삶의 모습이네요. 진정한 예수쟁이의 모습을 소유하며 살 수 있으면 하나님이 참 기뻐하실텐데요 ^^
profile_image
작성일 최경진님의 댓글
와~ 가슴 먹먹 뭉클한 사연이네요..글을 읽으며 그 모습이 상상되어 흐믓합니다!!제대로 예수님 믿으니 주변도 변화를 주고 전도도 쉽게 할  수 있는듯 해요~제대로 예수님 믿어야겠습니다^^
profile_image
작성일 보름달님의 댓글
주님의 사랑을 실천한 그 모습에 가슴이 뜨거워집니다.아직도 내것을 먼저 계산하고 따지는  제 모습이 참 부끄럽습니다.  복음의 능력이 제 주변에도 가득하려면 제가 바뀌어야만 됨을 다시 가슴에 새깁니다.
profile_image
작성일 사랑님의 댓글
그 모습들이 그려지네요. 저도 본받아 열심히 사랑하며 전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