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인생
중고 자동차 한대를 샀습니다.
이 차를 중고차상에서 구입해 다음날 학교를 가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첫등교를 하는 설렘의 마음은 초등학교 입학식에 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설렘은 10분 만에 황당함으로 바뀌었습니다. 10분쯤 달리던 그 중고차가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전날 밤 차를 사올 때 자동차판매상이 "가실 때 천천히 60km/h 이하로 가셔야 됩니다."라는 말이 생각 남과 동시에 설렘은 사라졌습니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겠는데 하는 순간 큰 교차로에 멈춰서버렸습니다. 엔진 쪽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 올라오면서 요란스런 소리와 함께 엔진도 완전히 정지되었습니다. 아직 지리도 서툴고 마땅한 대책을 세우기에는 미국생활을 처음 시작한 나에게는 당황스러웠습니다. 하는 수 없이 견인차를 불러 가까운 차량정비소로 끌고 가 수리비를 알아보니 차 값의 반이 나왔습니다. 학교를 늦은 것도 마음에 걸리지만 비싼 정비료가 부담스러웠습니다. 이 중고차는 다시 미국을 떠나 올 때까지 사용했는데 수리비로만 새 차 값을 웃돌 정도로 지출되었습니다. 이런 중고차 덕분에 몇 가지 배운 것도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싱싱 달리던 고속도로에서 멈춰도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아주 여유 만만합니다. 어느 날 밤에는 10번을 고속도로에서 멈췄다가 집에 돌아온 적도 있으니 그럴 만도 하겠지요. 또 하나는 어떤 정비소를 찾아가야 되는지를 배웠습니다.
자동차가 자주 고장 나다 보니까 제대로 된 자동차정비소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어느 곳이 정직하게 잘 고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인사처럼 되어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어느 분이 참 정직한 정비소가 자기 동네가까이 있다며 그곳에 가보라고 권면해주었습니다. 그곳은 한국인 집사님이 운영하시고 멕시코 기술자들이 함께 고치는데 교인들이 다 그곳으로 간다며 믿을 만한 곳이라고 했습니다. 소개해주신 그분도 그곳으로 다니는데 아주 정직한 분이라서 고장 나지 않는 부품을 고치거나 그렇지 않고 고장 난 부품만 고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적다라는 장점까지 말해주었습니다. 마침 고쳐야할 부분이 생겨서 꽤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그곳까지 가서보니 그분의 말대로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순서를 기다려 제 순서가 되자 그분에게 차의 고쳐야 할 부분을 얘기했더니 "아, 이 정도는 더 타도 괜찮습니다. 더 타다 오십시오."라며 돈에는 아무 욕심이 없는 사람처럼 인심이 후했습니다. 속으로 참정직하구나 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두주정도 지나서 그곳을 소개해준 분과 만날 약속을 했는데 본인 차가 브레이크가 고장이 나서 정비소에서 대기 중이라는 내용입니다. 사실 그 정비소에서 브레이크 때문에 몇 번 가서 고쳤는데 계속 고장이 난다는 말을 하시기에 "그러면 저희 집 근처 제가 주로 가는 집으로 오세요. 그 사장 기술이 좋습니다. 대신 좀 비쌉니다."라고 말하자 달려왔습니다. 사장이 10분 만에 부속품 하나를 바꿔주더니 이제는 고장 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표시했습니다. 그 후로 그분은 그 차를 팔 때까지 브레이크로 속상해본적은 없었습니다. 나중에 왜 고객이 많고 소문이 잘났는지에 대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 집사라는 분은 사실 자동차가 정확히 어디가 고장 났는지 모르니까 고장 난 부분이 확실히 들어날 때야 알 수 있으니까 그때까지 계속 타라는 의미였다는 것입니다.
진짜로 잘 고친다는 곳을 소개받았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비싸게 받는다며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합니다. 그리고 제가 자주 가는 그곳은 보통수준으로 비용이 들지만 빨리 고쳐줍니다.
어떤 모임에서 오랜 기간 다국적 정비를 하는 분에게 얘기를 들었습니다.
진짜로 잘 고치는 정비사들은 자동차가 고장 나기 직전에 미리 고쳐버리고, 중간정도 정비 기술자들은 작동이 이상한 것을 느낄 때 고치고, 경력이 낮은 정비사들은 고장이 나야만 고친답니다.
그러나 소문이 잘난 곳은 고장 난 다음 차를 고칠 때며, 작동 이상 시에 고쳐주면 보통정도로 알려지고, 신임은 많이 얻지만 잘 알려지지 않고 고객이 제일 적은 곳은 고장 나기 전에 미리 알고 고친 정비소랍니다. 미리 알아서 고쳐주면 사기꾼이나 돈만 밝히는 사람으로 여기기 때문에 오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 삶의 고장 상태를 너무 잘 아시는 전문가 중에 전문가이십니다. 중고차처럼 수없이 고장난 인생에게는 무엇보다 최고의 인생기술자를 만나야 합니다. 태어나면서 중고차 인생이 된 우리에게는 영혼골수까지 치료하시는 주님께 나가야 비로서 삶을 낭비하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은 누구든지 주께로 오라고 부르십니다. 하지만 "내 인생에 아무런 문제가 없이 평안히 잘 지내고 있는데 뭐 하러가느냐?"라며 괜히 시간낭비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님 앞에 나가면 삶의 작동이 제대로 되는지 어떠한지 너무 잘 아십니다.
우리의 인생을 주님께 맡기면 주님은 최고의 기술로 우리 영혼까지 고쳐주시며 평강으로 살게 해주십니다.
다른 사람도 모르는 고쳐야 될 부분
내가 모르는 고쳐야 될 부분
날 만드신 날 가장 잘 아시는
우리 주님이 고쳐주시길 기도하며 미리미리 나가겠습니다..
놓치지 말아야 겠습니다
순종함으로 제 마음문을 활짝 열고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