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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칼럼

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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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더불어 산다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물론 혼자 산다는 것 자체가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은 두 사람이 더불어 있게 되면 최소단위의 사회가 구성됩니다.
가장 작은 공동체가 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더불어 살면 많은 것들을 세울 수 있는 시너지효과를 냅니다. 엊그제는 집에서 점심으로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집에 있던 나물 등을 집어넣은 맛있는 비빔밥이었습니다. 평상시에 어느 정도 먹다 남은 반찬은 시큼한 정도가 되어서 젓가락이 잘 가지 않던 나물과 발효가 너무 많이 된 김치에다 계란프라이 및 참기름을 넣고 비벼놓은 것입니다. 무척 맛있게 먹었던 점심이었습니다. 비빔밥 자체는 비빔밥이라는 이름하에 각각의 재료가 들어가 비빔밥의 맛을 냅니다. 비빔밥 안에는 더덕, 계란, 참기름, 당근, 무생채, 채 쓴 오이, 고사리, 기타나물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재료들이 한 그릇 안에서 서로 어우러져 하나가 됩니다.
서로 다른 색상을 지닌 재료, 서로 다른 맛과 개성을 지닌 야채, 성격이 전혀 다른 참기름이나 계란프라이가 비비 밥 그릇 안에서 절대로 기죽지 않으면서 고유의 자존심과 색감을 지닌 채 살아 있습니다. 서로간의 동질성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각각이 본래가 하나였던 것처럼 전혀 새로운 맛을 창조해냅니다. 이것이 한국의 비빔밥입니다.
모든 음식의 하모니를 이뤄내는 것이 비빔밥입니다. 명품비빔밥은 자기 맛을 내지만 결코 다른 종류의 맛을 압도하지 않을 정도까지만 내는 절제된 맛의 통제를 지닌 음식입니다. 입맛이 없는 사람도, 어느 특정한 음식에 대한 거부감도, 특별한 향이 싫던 사람도 이 비빔밥은 먹을 수 있습니다. 몇 년 전에 국제선 비행기 안에서 기내식으로 제공된 비빔밥이 나왔습니다. 옆자리에 앉은 인도사람 부부가 비행기 안내원에게 무슨 맛이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제가 비빔밥을 선택하자 그 인도 부부도 비빔밥 도시락을 받아들었습니다. 그러더니 치약 튜브같은 곳에 들어 있는 고추장을 찍어 맛을 보고는 이마가 찡그려집니다. 야채에 손을 대더니 이번에는 쓰답니다. 이 모습이 흥미롭기도 하지만 식사진행이 되지 않아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따라서 비비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맛을 보더니 너무 맛이 있다고 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우리도 더불어 사는 지혜를 이 비빔밥 안에서 얼마든지 배울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성과 개성을 다 살리면서도 그리스도의 맛을 낼 수 있는 은혜의 절제력을 지니면 아주 멋진 그리고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 더불어 사는 지혜입니다. 죽어가는 한 영혼을 살리기 위해서 또 약하고 소외된 자를 살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느 특정한 사람에게 치중된 것이 아니라 모두가 동참하되 서로를 세울 수 있는 은혜의 절제력으로 협력하는 비빔밥 하모니를 이루면 될 것입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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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문희경님의 댓글
  서로를 세울 수 있는 은혜의 절제력을 가진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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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김은정님의 댓글
  더불어 협력하며 은혜의 절제력으로 주님의 향기를 드러내도록 하겠습니다귀한 열매 맺는 복음의 잔치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