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을 이루는 도구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보면 10년 전과 확연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전철 안에서 물건을 파는 잡상인이 줄었다는 것과 신문과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젊은이든 어르신들이든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고, 연속극을 보고, 이 메일을 검색하느라 오직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들은 주로 시험이 임박해서 시험공부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신문을 읽는 사람들도 대부분 아주 나이가 많으신 분들입니다. 옆 사람과 대화를 하며 가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저 스마트폰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말을 건넨다는 것은 여간 부담이 아닙니다.
심지어 잡상인들이 전철에 들어와 물건을 선전해도 들어주고 봐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장사가 옛날처럼 되지 않아서 스스로 포기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공유일이 많은 탓에 가족들끼리 모일 기회들이 많아서 좋았지만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어렵게 시간을 내어 초등학교 다니는 자녀들까지 데리고 서울에 사는 여동생 집을 3년 만에 방문을 했습니다.
두 자매 부부가 모처럼 다 모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설레게 했습니다. 두 자매는 일찍 두부모님을 잃고 서로 의지하며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결혼해서 언니가 지방으로 이사를 가서 전화로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지냈지만 자녀들까지 함께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웠습니다. 시골 농사일과 공장 일을 번갈아가며 해야 되는 입장에서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시골에서 다섯 식구가 언니 남편이 운전하는 6인승 화물차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아이들은 서울에 사는 이모 집에 간다는 것을 알 때부터 나름 이것저것 줄 선물, 먹을 것, 놀 것을 준비해서 화물칸에 올려놓았습니다. 긴 여행에 아이들은 곯아떨어져 잠들어 있다가 이모집 다왔다는 소리에 화들짝 깨어 자기들이 준비해간 것들을 꺼내들고 빌라 4층까지 단숨에 올라갔습니다. 이모 아이들 셋과 시골아이들 셋이 보자마자 반갑다고 난리를 1시간 넘게 떠들더니 옆방으로 들어가더니 아무 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두 자매 부부가 정겹게 얘기를 실컷 나누었는데도 방에 들어간 아이들은 별로 떠드는 소리가 없습니다. 두 자매 부부가 아이들 방문을 열어보고 황당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아이 셋이 가지고 있던 스마트폰에 있는 게임을 하고 보느라고 대화자체도 없고 오직 조그마한 화면을 보면서 3일을 보내고 다시 시골로 가는 언니의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두 자매의 자녀들이 서로 많은 사귐과 대화의 시간을 갖게 해주려고 했지만 최신 전자기기 앞에 굴복당하고 말았다는 것 자체가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던 것입니다.
외국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고 한국인들에게 대화를 하고 싶어도 휴대폰에 열중을 하고 있어서 실례가 될까봐 할 수가 없다는 해외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도 전철 안에서 멀뚱멀뚱해질 것 같아서 휴대폰을 꺼내서 이것저것 보고 있다 라는 내용입니다.
심지어 외출할 때나 잠잘 때도 휴대폰이 옆에 없으면 마음이 이상하고 허전하고 불안하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정도면 아이티중독(IT)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새해는 대화가 더 필요합니다. 전자기기 안으로 숨어들지 말고 사람은 사람의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해야 열린 자세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전자기기 안에서 활발히 이뤄진 대화의 장은 심정적인 폐쇄를 더 깊이 가져올 뿐입니다. 더 깊어지면 대인기피증까지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새해를 들어서 많은 결심을 했습니다. 그 멋진 다짐들을 이루기 위해서도 통신을 위한 전화가 아니라면 전화기를 내려놓고 집중해야 이룰 수 있습니다. 다짐을 이루는데 방해되는 것들을 먼저 내려놓으십시오. 결심을 이루는데 도움 될 수 있는 것을 더 많이 찾아야 합니다. 그중에 제일 먼저 해야 될 일이 주님을 깊이 묵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티부터 시작해서 내려놔야 될것들
하나하나 버리고 정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