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칼럼
부부를 눈 뜨게 한 아들
부부를 눈 뜨게 한 아들
안경에 긁힌 자국 때문에 알고 지내는 안경집을 방문했다. 안경집 사장님과 대화가 끝날 무렵 곱게 차려입은 신사같은 할아버지 한분이 들어오셨다. 옛날 모시옷을 입고 오셨기에 “이런 옷은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훌륭하신 할머니가 안계시면 입을 수 없는데 할아버지는 좋으신 할머니가 계신가 봐요?”라고 했더니 “저는 예수 믿고 은혜를 많이 많고 사는 사람입니다.” 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안경집 사장님이 “이분은 제가 잘 고 있는 목사님이세요. 왠지 행복해 보이시네요.”라고 말을 건네니 할아버지가 말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그분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지방에서 모든 살림을 정리하고 서울 흑석동에 자리를 잡은 이 천성집사는 이사 온 다음날부터 물불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해야만 했다. 70년대 초반에 10만원에 5만원 하는 월세 방을 얻었기 때문에 먹고 입고 월세를 내려면 하루라도 쉬어서는 굶어죽기 십상이었다. 그래도 아들하나 있는데 자식에게는 절대로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열심히 공부시키겠다는 포부를 갖고 올라온 터였다. 농촌에 있는 조그마한 밭뙈기 하나 있는 것이 재산의 전부나 다름없었는데 그것마저 팔아서 왔으니 시골로 다시는 갈 수도 없는 형편이 되어버렸다. 부인은 별일거리가 없지만 부업이라도 해서 보탤 요령으로 열심히 일을 했다. 그 와중에 부업하는 주인으로부터 예수 믿으라는 전도를 받고 부인은 많은 고민이 되었다. 전에는 제사를 지내는 사람이었는데 교회를 가면 제사를 지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고민은 깊어졌지만 부업 일을 놓고 싶지 않아서 교회 나가겠다고 승낙을 해줬다. 부업 주인은 일감을 더 많이 주었다. 그러자 남편도 좋아했다. 밤에는 남편도 부업 일을 거들었다. 이렇게 해서 세 식구는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다. 10년쯤을 일하자 전세방도 얻었고 아들은 대학을 들어가게 되어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아들은 군대를 제대하고
서울에 소재하는 대학을 졸업하고 잘 나가는 대기업에 취직해서 다니니 중매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아들은 결혼하게 좋은 집안 출신 아가씨와 결혼하게 되었고 가정은 교회 주변사람들이 부러울 정도로 잘 지냈다. 승승장구하던 아들은 세상에 있는 돈을 모으겠다며 직장을 그만 두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미국에서 실력을 발휘하여 5년 만에 세계적인 증권회사에서 간부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최고경영자를 꿈꾸고 있었다. 그의 잘나가는 삶은 제대로 신앙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자기 나름 중요한 계획들도 꽉차있었다. 월가를 주름잡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들은 그의 중요한 일들 중에 하나였다. 어느덧 주일을 지켰던 것도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기억 속에 희미해졌다.
그는 자기 회사에서 5번째 서열에 올라 있었다. 그래도 서울에 있는 부모들은 주변의 부러움을 독차지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모처럼 여름철 휴가를 내어 대서양 해변을 일주하려고 메릴랜드 주를 향해 달려갔다. 아들 세 가족은 몇 년 만에 떠나는 여행으로 들떠 있었다. 고속도로를 향해 콧노래를 부르고 달리는 중에 앞서가던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가 나면서 급정지를 하는 것을 피하려다 뒤집혀 손자가 그 자리에서 죽었다. 잘나가는 아들은 자식을 잃고 잊으려고 술을 마시면서 흥청망청 살다가 2년 만에 완전히 망가진 가정과 인생이 되어버렸다. 어느 추운 날 어느 빈집에서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하다가 큰 소리를 듣게 되었다. “너의 아들 선창이는 여기 내 곁에서 잘 지내고 있다. 선창이는 세상에 맛 들려 사는 너희 부부를 구원하기 위해서 보낸 나의 심부름꾼이다.”라는 생생한 음성을 들었다.
이 음성을 들은 부부는 자식이 죽은 것에 대한 억울함과 지키지 못한 죄책감과 마음의 분노들이 한 순간에 사라지고 있었다. 부부는 믿음과 삶의 눈을 뜨게 되었다. 그리고 두 부부는 설명할 수 없는 평안함이 마음 가득히 채워졌고, 부부는 두 손을 서로 붙잡고 그 빈집에서 감격의 기도로 밤을 밝혔다. 희망으로 가득 찬 가슴으로 교회로 향했을 때 주님이 주시는 훈훈함과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어왔다. 전에 사업으로 알고 지냈던 사람들마다 찾아가 주님을 전하여 많은 사람을 주님께 돌아오게 하는 멋진 전도자의 삶을 살고 있다. 전에는 자기가 최고 경영자가 되겠다고 야단법석을 쳤지만 이제는 주님이 자기 사업의 최고 경영자고 자기들은 그 밑에서 전도하는 직원으로 나 앉으면서 세상 누구도 가져다 줄 수 없는 은혜의 삶을 살고 있다.

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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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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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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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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