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은교회
목사님 칼럼
최선이 만들어 낸 최악
평화롭고 아름다운 어느 작은 마을에 서로 사랑하는 토끼와 여우가 있었습니다. 토끼는 여우의 영리함과 예리함과 섬세함에 마음속 깊이 좋아하게 되었고, 여우는 토끼의 깨끗하고 소박하고 순진함이 너무 감동이 되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토끼와 여우는 그래서 시간만 나면 자주 만나게 되었습니다. 잠깐 잠깐 만남에 설렘과 애정은 마음을 가득하게 해주었습니다. 만남이 많아지자 주변에서 눈치를 채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주변의 시샘도 생기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동네 어른인 사자가 찾아와서 "너희들 서로 사랑하고 돕는 것은 좋은데 너무 깊게 사귀지 말라. 너희들은 결혼하기는 힘들꺼야"라며 조용히 충고를 해주었습니다. 주변에서 반대하면 할 수록 토끼와 여우는 서로를 의지하며 서로를 신뢰하며 더욱 깊은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모든 어려움도 다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도 서로에게는 가득했습니다. 얼마 후에 토끼와 여우는 주변 아는 이웃들의 반대를 극복하고 결혼까지 성사시켰습니다. 토끼와 여우가 많은 어려움과 장애물을 통과한 것은 서로간에 자리잡은 신뢰와 사랑이었습니다. 토끼와 여우에게 있어서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 그 자체였습니다. 그들은 서로 이 사랑으로 끝까지 서로를 사랑할 것을 다짐하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서로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자신이 좋다고 여기는 것에 모든 힘과 정성을 다해 상대를 위해 투자 했습니다.토끼는 여우가 사냥을 나갈 때나 집에 올 때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가장 부드러운 풀을 찾아 모아다가 깨끗하게 정리해서 도시락으로 싸주고 집에서는 정결하게 그릇에 담아 내놓았습니다. 이 도시락을 들고 나간 여우는 토끼의 정성과 사랑을 생각해서 남김없이 먹었습니다. 그렇지만 몸에서는 도무지 받지를 않았습니다. 날마다 먹을 수 없을 만큼 힘들고 싫었지만 꾹 참아가며 먹었습니다.
여우도 사냥 나가서 가장 좋은 사냥감을 고르고 부드러운 살코기만 선택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토끼를 위해 가져왔습니다. 토끼는 여우의 섬세함과 영리함으로 준비해온 사랑과 관심을 생각해서 입에서 도무지 너머 가지 않지만 모든 인내심을 다동원해서 겨우 겨우 넘겼습니다. 이 둘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내하는 데는 어느 정도 힘을 다 쏟아버린 상태가 되었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둘 사이에 갈등이 생겼습니다. 다름 아닌 음식 때문이었습니다. 음식 때문에 생긴 불협화음은 둘 사이를 갈라놓고 말았습니다. 그러면서 토끼가 여우에게 "나는 당신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어요, 이슬이 맺힌 가장 싱싱한 풀만 골라서 당신에게 먹일려고 아침 일찍 일어나 들로 뛰어다니며 준비해서 드렸습니다. 하지만 여우씨 당신은 나에게 내가 도무지 먹을 수 없는 고기만 가져다주었습니다. 나는 내 평생 먹어보지도 못한 고기를 내 입에 넣고 씹으려고 할 때마다 기절할 만큼이나 힘들었지만 참았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풀을 한 번도 가져다 줄 생각을 하지 못합니까? 진짜 너무했습니다."라며 마음속에 간직했던 하고 싶은 말을 했습니다. 여우 또한 " 나 역시도 토끼 당신을 위해서 덩치 큰 짐승들을 사냥하기 위해 많은 위험이 따르지만 위험을 무릎 쓰고 당신에게 주어야겠다는 마음에 죽음도 각오하며 최선을 다해서 큰 짐승을 잡아 그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부위만 골라서 당신에게 대접했습니다. 하지만 당신 토끼는 내가 먹을 수 없는 풀만 매일 뜯어다 주었습니다. 먹을 때는 입 가까이 구토가 일어나 거품이 가득했지만 당신의 정성을 생각해서 꾹 참고 먹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시선을 문밖으로 돌립니다.
결혼 전까지 그렇게 반대했던 주변도 최근에는 아주 모범적인 결혼이라며 칭찬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얼마를 그렇게 갈등하며 지내다 서로 헤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헤어지며 서로에게 " 나는 당신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라며 후회스런 눈물을 흘리며 말을 했습니다.
이들이 최선을 다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나의 최선이 상대방에게는 최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토끼는 토끼의 눈으로 상대방에게 잘해주는 기준을 삼았고, 여우는 여우의 가치관을 가지고 상대방에게 잘해준 것이었습니다. 둘다 같은 장소에 함께 살지만 서로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과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자기입장에서의 최선은 최선이 아니라 불행을 키워가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토끼가 여우의 마음을 이해하고, 여우가 토끼를 헤아리기 위해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서로를 맞췄다면 최악의 아픔까지 갈 필요는 없었을 것입니다. 명절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리운 사람들, 보고 싶은 사람들, 섭섭했던 사람들, 원망했던 사람들 만나게 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나 자신의 위주로 했던 최선이나 정성이 내 주변을 섭섭하게 했을 수도 있음을 생각하며 그리운 사람들이 더 그립도록, 섭섭했던 사람들이 은혜롭도록
하기위해 이제는 최선이 최선의 결과가 되도록 한발 뒤로 물러서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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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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