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칼럼
어머니는 사랑의 모판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푸근해 지는 온 인류의 공통된 이름은 '어머니'입니다. 그 자체가 사랑이요 능력입니다. 며칠 전 미국 로스엔젤스를 연고지로 하는 LA다져스에서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 선수가 포웅 하는 아주머니가 있었는데 바로 류선수의 어머니였습니다. 류현진 선수의 어머니는 아들이 하는 모든 경기에 지금까지 두 번만 참석하지 못했고 나머지는 모두 참석했답니다. 류현진 선수는 경기할 때마다 경기장 안에서 자기를 응원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생각하며 힘을 얻는다고 합니다. 어떤 어머니든 자기 자식을 사랑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숨길 수가 없습니다. 누구든지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혀지는 당연한 것 같습니다. 나이를 많이 먹었던 젊었던 상관없이 어릴 적 일들을 생각하면 뜨거운 그리움으로 가득차서 눈물이 가슴을 적시곤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에 옆 동네에 사는 "버버리"라고 불려 지던 지적장애와 지체장애를 가진 청년 거지가 살았습니다. 물론 자기 형제와 부모가 있습니다. 그는 늘 뭔가를 주워 모든 호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천 쪼가리도 줍고, 쇠붙이와 플래스틱 같은 것도 주워 담습니다. 그리고 우리 같은 꼬마들을 보면 침을 턱 끝에 흐를 정도로 좋아하며 웃어줍니다. 동네 아이들은 " 바보 버버리"라며 놀려대면 그는 연신 웃으면서 우리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공격한 줄 알고 돌을 던지면서 달아났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우리들이 그 사람을 놀려대는 모습을 봤습니다.
"얘들아 왜 불쌍한 사람을 놀리고 그래!"라며 어머니는 우리들을 꾸짖으셨습니다. 그런데 청년버버리는 우리를 꾸짖는 어머니에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괴성을 지르며 대들었습니다. 그가 어머니에게 무슨 짓이라도 할까봐 어머니보고 집에 가자고 졸랐습니다. 아마 그 청년거지는 어머니가 자신을 꾸짖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이들과 재미있게 노는데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머니는 젊은 장애 거지를 늘 감싸주었습니다. 세상에는 좋은 것도 나쁜 것으로 오해하기도 하고 불합리한 것을 합리적이다 고 항변하기도 합니다. 학창시절 하숙하던 옆집에 아들 둘을 둔 잘 사는 가정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 아주머니가 교통사고로 죽자 몇 달 지난 후 새엄마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들 세 명이 더 생겼습니다. 새엄마는 자기가 데려온 아이들을 더 챙기고 원래 있던 아이들은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어느 토요일 오후 밤 과자를 파는 가게 앞에서 연신 군침을 흘리면서 앉아 있는 모습이 측은해 한 봉지를 사주었더니 가슴에 안고 동생은 그의 형을 따라 얼마나 신바람 나게 뛰어가던지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어린 그 아이들은 어디서든 나를 보면 손을 붙잡고 따라옵니다. 그들이 어느 곳에 있든지 그들의 삶이 풍성할 것을 믿습니다. 외롭고 지치고 배고프고 고달픈 사람에게 어머니의 마음으로 다가서면 그들은 삶속에 사랑을 꽃피워 나중에 나눌 수 있는 사랑의 모판이 되어 갈 것입니다. 우리의 어머니들이 자식에게 사랑의 모판이 되었듯이 그 모판에서 이식된 우리들은 더 튼튼한 사랑의 기둥이 될 것입니다.

김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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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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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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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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