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칼럼
살리는 아름다움
사람들은 살림하다보면 살림살이들이 조금씩 늘어나듯이 목회자들 역시 시간이 지나면 자꾸 책들이며 서류며 자료들이 늘어납니다. 소중하다고 여겨서 보관한 것들이지만 결국 어느 시점이 되면 포화 상태가 되어 정리를 하게 됩니다. 요 며칠 전에는 꽤 많은 양의 책들과 자료들을 폐지 줍는 분들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자료를 정리하다 사진과 관련된 자료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진 중에 다시 저의 눈을 사로잡은 한 장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어떤 그림에 산호가 지천으로 널려있고 바다가 내려다보이며 뒤편으로는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초원위에 집을 생각해본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진짜로 똑같이 생긴 멋진 집이 있는 사진을 봤습니다. 누구나 사진을 보면 사진 속에 있는 그런 집을 갖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 사진 밑에는 그 집에 대한 얘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큰 부자가 인도네시아에 있는 발리 섬에 자기가 꿈꾸던 바로크식 아름다운 집을 졌습니다. 실내구조나 동선들을 유럽식으로 하고 방들은 동양식으로 했습니다. 음악 감상실, 미술 소장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 등등을 심혈을 기울려 꿈에 그린 궁전 같은 집을 짓고 이사를 했습니다. 온 가족들이 너무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행복한 시간도 잠시였을 뿐이었습니다. 이사한지 얼마 안 되어 사랑하는 아내가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아들도 힘없이 시름시름 하다가 죽었습니다.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하자 그 아름다운 집이 무서운 집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집에 대한 정이 떨어져 허겁지겁 이사를 나왔습니다. 결국 그 집은 아름다운 정원과 디자인에 흠뻑 빠진 다른 사람에게 팔렸습니다. 그림 같은 아름다운 집에서 줄 행복을 꿈꾸던 다른 가족이 와서 살게 되었습니다. 몇 달이 못돼 다시 그 집을 샀던 가족도 세 명이 차례로 죽었습니다. 7년 만에 5명이 죽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주인이 관계기관에 사인을 밝혀 줄 것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세밀한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가족들을 죽게 만든 것은 그 건물 밑으로 흐르는 하수구에서 나쁜 가스가 그 집 침실 벽을 타고 스며들었던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런 원인들을 모두 제거한 다음에야 이 집은 사람이 살만한 집이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에 심취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는 위험한 요소들을 가볍게 여기면 그 아름다움은 나 자신을 죽이는 마약이 되고 맙니다. 자신도 의식하기 힘들 정도로 작은 진리의 왜곡과 죄의 유혹이라는 가스가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서서히 죽게 만듭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믿음의 담백함보다 포장된 아름다움에 더 익숙해져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나밖에 모르는 이기심과 욕심의 독가스가 마음의 깊은 밑바닥을 타고 흐르다가 삶을 타고 스며들어 우리 영혼과 공동체를 쓰러지게 합니다. 아름다움도 사람을 살리는 아름다움이 있고 사람을 죽이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갈수록 삶을 건강하게 해줍니다. 그러므로 건강한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믿음의 기초를 철저히 세워서 악한 세력들이 틈을 타지 못하게 막아야 합니다. 아름다움이나 행복 이상이 아니라 실체가 되어야 합니다. 실체적인 행복은 저절로 삶을 배부르게 해줍니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배부르게 되는 복의 주인공이 된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삶을 건강하게 해줍니다.

김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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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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