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칼럼
손님은 왕
사우나에 주차 때문에 볼일이 있어 들어가는데 입구에 몇 사람이 옥신각신 다툽니다. 50대 남성이 30초반으로 보이는 종업원 복장을 한 두 사람과 목소리를 높여 따지고 있었습니다. 들어보니 50대손님이 요구하는 내용은 “왜 냉탕 물이 차갑냐? 손님이 들어갈 수 있는 알맞은 온도여야 하지 않느냐? 그러니 냉탕물의 온도를 바꿔라”는 것입니다. 두 종업원은 “아니, 냉탕도 온탕이 있는데 냉탕은 당연히 차가운 것인데 냉탕 물을 덥혀달라고 하느냐? 손님이 알아서 들어가면 되는 것이지 그렇게는 못해주겠다”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자 그 다투던 손님이 “손님이 왕인데 왕 취급을 안 해줘”라 하니 종업원이 “왕이라고 다해주나 왕 같아야 하지”라며 되받아칩니다.
결국 두 상대방사이에 끝나지 않는 다툼 때문에 그냥 나왔습니다. 요즘 세대는 자신이 합당한 것을 요구하는 것인지 아닌지 분간을 못한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 유행하는 말처럼 개념이 없습니다. 무조건 요구만하는 황당무계한 경우들을 만날 때 상식을 갖고 대해주어야 할지 아니면 몰상식하게 대해주어야 할지 고민할 때도 있습니다. 손님이 왕이라는 말은 손님이 이런 잡담 하고 저런 잡담을 해도 긍정해주라는 것입니다. 손님이 자기 나름대로 뭔가 아는 척하며 말을 하는데 무시해버리면 그 손님은 내 상품과 상관없이 감정 때문에 오지 않을 가능성이 많아지니까 좀 앞뒤가 안 맞는 말을 손님이 해도 그냥 들어주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손님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손님에게 “당신 말은 앞뒤가 안 맞으니까 말조심 하십시오”라고 말한다면 아마 손님하고 싸우는 일들이 무척 많을 것이고 결국 사업도 못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손님이 무슨 말을 해도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손님은 왕이라는 것입니다.
혹시 예수 믿는다고 하면서 손님으로 가서 사장이나 종업원들이 옳다고 하니까 진짜로 옳은 줄 알고 살아간다면 팔불출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자신이 말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지 안 맞는지를 꼼꼼하게 살펴서 말을 하고 살아가야 합니다. 잠언 25장 11절에 이치에 맞는 말은 『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라고 했습니다. 골로새서 4장6절에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고루게 함 같이 하라 그리하면 각 사람에게 마땅히 대답할 것을 알리라』라고 했습니다. 경우에 합당한 말을 하려고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가치관까지 알게 해줍니다. 누가 잘 들어준다고 왕 된 줄 알면 바보가 됩니다. 오히려 겸손으로 섬기는 사람이 되십시오.

문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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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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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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