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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칼럼

떨어지지 않는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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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지 않는 단풍
북한산을 가을의 화려한 옷으로 입혔던 아름다운 단풍이 점점 떨어집니다.
멀리서 북한산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을 잡아당깁니다. 잘 수놓은 푹신한 이불에 누운 것처럼 포근함을 줍니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햇빛에 반사된 산의 절경은 더욱더 설렘을 줍니다. 모처럼 산에 가고 싶어서 아침을 일찍 먹고 등산복을 입고 나가려던 참에 할 일이 생각이 나서 산도 들르고 목적하는 일도 할 요량으로 나섰습니다. 마침 방학사거리가 볼일이 있는 곳이어서 가는 길에 둘레 길로 돌아서 우이동을 가로질러 방학동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인수봉이나 오봉산을 바라보니 유난히 색상이 곱습니다. 다시 연산군 묘 뒷동산을 통과해서 목적지에 다 다를 때쯤 알고 지내신 분으로부터 급하게 의논할 것이 있으니 빨리 만나자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보려던 일을 취소하고 도봉대로에서 수유역을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급한 마음에 휴대폰에 달려있는 쥐꼬리 같은 번스카드를 센서에 대고 자리를 잡으려 하니 요금부족이라고 합니다. 버스기사의 지시대로 몇 번을 센서에 대봐도 소용이 없는지 현금을 내라고 합니다. 호주머니를 뒤져보니 5만 원짜리와 5천 원짜리 한 장씩이 있는데 잔돈은 없어서 그냥 오천 원짜리를 넣겠다고 하니 버스기사께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위아래 몇 번을 보시더니 “아저씨 됐어요, 그럴 분은 아닐 것 같아서 믿겠습니다.”라고 하면서 자리에 앉으라고 권합니다.
감사하는 말을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자리를 잡고 나서 그런데 ‘그럴 분’이라는 말은 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럴 분’이 많다 라는 말은 버스요금 내기 싫어서 의도적으로 고액권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버스기사께서 믿어주어서 고마웠습니다. 그러고 나서 버스에서 다시 바라본 북한산의 풍경은 더욱 빛나보였습니다. 흐르러지게 수놓은 단풍은 정오의 빛에 더욱 강렬해보였습니다. 당황과 신뢰와 풍경이 중첩되면서 마음은 평화롭게 되었습니다. 그 여유로운 마음으로 수유역에 거의 도착하자 버스기사께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기사님도 잔돈이 없고 저도 없어서 난감했습니다. 저도 전혀 버스 탈 생각도 버스카드가 충분한지도 확인을 안했습니다. 다음버스에 넣겠습니다. 좋은 하루되십시오.”라고 인사를 하고 내렸습니다. 내리자마자 버스카드를 오만 삼 천원어치 충전하고 집에 오는 버스에 올라타 버스카드를 센서에 대고 다시 천 원짜리 지폐를 넣으니 “왜 버스카드로 지불하고 돈을 넣느냐”고 물어봅니다. “예, 이전 차에 잔돈이 없어서 넣지 못했는데 버스끼리 다 네트워크가 되어 있으니 넣어드린 것입니다.”라고 하니 버스기사께서 “참 좋습니다. 아저씨 같으면 일할 맘 납니다.”라고 말을 받습니다. 조그마한 신뢰가 서로를 기쁘게 하고 힘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누군가에게 신뢰를 보내준다는 것은 서로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줍니다.
단풍은 떨어지면 땅위에 굴리지만 신뢰는 떨어지면 쓰레기통에 처박힙니다.
단풍은 떨어지면 다음해에 다시 생기지만 신뢰는 떨어지면 내년에 온다는 확신이 없습니다.
단풍은 떨어지지만 내년에 다시 온다는 확신을 여기저기 뿌려줍니다. 단풍은 눈에서는 사라지지만 결코 마음에서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인간관계나 모든 데서 서로 간에 신뢰가 가도록 해야 합니다.
서로간의 신뢰는 저 북한산의 아름다운 단풍보다 더 신선하고 시들지 않게 해주는 힘입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믿음 때문에 삶의 풍광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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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김효정님의 댓글
  북한산의 단풍이 넘 예뻐핸드폰카메라로 담아 반복해서 열어봅니다. 기분이 참으로 좋아집니다.언제보아도 즐겁고 자랑하고픈 신뢰가는, 믿음가는 성도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역쉬 우리 목사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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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김은정님의 댓글
  신뢰를 보내주는 사람신뢰를 얻고사는 사람주님을 신뢰하는 사람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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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이선용님의 댓글
  떨어지지 않는 단풍은 ..신뢰라는 이 말씀 간직하겠습니다.주님을 신뢰하며.. 저 또한 신뢰를 주는 사람이 되어 ..북한산의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