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칼럼
기다림
갓 결혼한 신혼부부가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다이몬드 반지를 지갑에 넣는다는 것이 잘 못되어 옷가지에 있다가 자리에 일어나면서 떨어져 나갔다는 것을 집에 와서야 알았습니다. 그래도 영화관에 전화를 해보자는 신랑 말에 "벌써 누군가가 가져갔겠지 그걸 누가 돌려주겠어?"라며 반발하면서 영화관에 전화를 해서 사정 얘기를 하니 영화관에서 “그러면 전화 끊지 말고 기다리세요.” 했는데 이미 끊어버렸습니다. 다행히도 영화관에서는 몇 회가 지났지만 의자와 의자사이에 끼어 있는 다이아반지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돌려주려고 전화를 기다려도 다시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에 “참 답답하고 무식한 사람이다.” 라고 하지만 우리도 이런 자세로 기도하고 신앙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실컷 주님께 요구하고 응답해주시는 기쁨과 은총을 맛보려고 끈덕지게 기다리지도 못하고 전화기를 내려놓아버립니다.
성도 중에 한분이 화상을 입어 병상에 있습니다. 젊디젊은 집사님은 직장에서 연구결과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성실을 다해 일하다가 전기고압에 상체부위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의사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런 고압에서 화상을 입은 사람들 대부분은 사지 중에 한군데는 반드시 소실되는데 그렇지 않는 행운을 얻은 것을 보니 아무래도 이 환자분은 평소에 좋은 일을 많이 하셨던 분 같다고 말합니다. 즉 하나님이 도와주셨다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중환자실에서 소독하고 처치하는 과정 속에서 찾아온 따가운 고통과 답답함을 이겨내고 12일 만에 일반병실로 옮겨지던 날 얼마나 설레고 좋아하던지 초등학교 입학식 날 아침에 학교로 등교하는 어린아이처럼 초롱초롱한 눈으로 병실이동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마치 오랜 군대에서 제대를 며칠 앞둔 군인이 한나절이 그렇게 지루하고 긴 것처럼 우리 집사님 중환자실 수속을 마치고 일반병실로 옮기는 과정에서 30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고 있는지 병상에 누워 커다란 눈을 더 커다랗게 뜨고 있습니다. "내 앞에 있는 이 문이 왜 빨리 열리지 않나"하면서 마음의 몸부림이 일어나고 있음을 여실히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이 집사님이 가진 최고의 소원은 일반 병실로 가서 걸어보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이뤄지는 면회는 하루에 두 번 잠깐 주어지는데 나머지는 붕대로 동여매진 채 찾아드는 통증과 싸우면서 외로운 투쟁을 하는 통제된 시간들입니다. 아픔을 제대로 호소하지도 못하고, 손발이 있어도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환경이었습니다. 그저 눈과 입만 빼꼼이 내 놓은 채 화상의 통증과 10일 넘게 싸워왔습니다. 그곳에서 하루도 길 것인데 열흘 넘도록 견디어 왔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위기의 갈림길에서 은총의 길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일반병실에서
삶의 새로운 다짐과 주님을 향한 열정을 품으며 회복 중에 있습니다. 피부이식과정도 잘 되어가고 있습니다. 붕대 푸는 시간을 기다리며 잘 참고 기다리며 말씀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위기를 바꿔 축복의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찾기 위해 고통 속에서 주님께 기도하는 그의 모습이 대견스럽습니다. 하루 이틀 지나면 문병도 많이 자유로워질 것 같습니다. 함께 염려하며 애타는 성도님들의 기도가 있었기에 은혜가운데 빠른 속도로 회복되어가고 있습니다.
주님 안에서 기다림은 인내요 ,소망이요 열매이기도 합니다. 주님 안에서 더 참고 기도해보세요, 더 기다리며 믿어보세요 주님은 반드시 역사할 것입니다. 이 기다림은 손해가 아닙니다. 기다리면 손해 본다는 의식에 젖어있으면 작은 배려도 할 수 없고 인내하는 마음보다 분노가 일어나고 새치기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만 생깁니다. 기다리는 여유는 하루 이틀 만에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을 잘 참으셨습니까. 내일도 그렇게 해보십시오. 그러면 기다림이 초조와 불안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중요한 소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배려하며 살고 싶다면 기다림을 실천해보시기를 바랍니다. 결과를 바라 본 자는 기다립니다.
주님께서는 종종 우리에게 "더 기다리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확신을 가지고, 우리의 기도를 주님의 지혜안에서 응답해 주실 것을 기쁨으로 기다리며 살아가야 합니다.

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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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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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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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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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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