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칼럼
마음의 면역력
마음의 면역력
이번 추석은 약간 빨리 온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명절은 명절인지라 주변 이웃과 섬겨야 할 분들을 위해서
선물과 떡을 준비하려고 했습니다. 선물은 추석 전까지 필요한 가정마다 사회부와 구역장들을 통해서 통별로 전달되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떡을 많이 할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했는데 할 수 없게 되어서 아쉬움이 큽니다.
성미부장님이 주변에 모든 떡집을 찾아다니며 우리 쌀로 떡을 해달라고 부탁했더니 떡집마다 명절이라 자기들의 쌀로 할 것도 바쁘다는 얘기만 들었답니다. 성미부장님이 얼마나 신경 쓰면서 다녔든지 입술이 틀 정도가 됐답니다. 그래서 명절 아닌 때에 해먹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그다지 떡 타령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만 옛날에는 집안행사를 하든 공동체 행사를 하든 떡은 필수적인 요소였습니다. 떡은 요즘 소셜네트워크(SNS)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떡을 나누다보면 훈훈한 소통이 이뤄집니다. 누가 가게를 새로 시작하거나 새로 이사를 왔거나 아이 돌이 되었거나 하면 떡을 돌립니다. 그러면 떡을 들고 가다가 또 다른 이웃을 만나면 “이것은 무슨 떡 이예요?”라고 물으면 “예, 아 저희 옆 가게가 새로 시작 했데요.”라고 대답해주면서 정보도 전달해주고 서로 간에 인사도 나눌 수 있으며 빠른 시간 내에 서로 마음으로 우리 마을공동체에 가입되었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사실 이런 마음으로 교회에서 자주 떡을 해서 나누고 섬기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의 마음을 담아서 나누려는 옛날 소통 방식입니다.
나누는 마음은 받는 마음보다 훨씬 크고 넘칩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잘 안 되는 이유는 나눔은 좀 더 어린나이에서부터 시작되고 훈련되어져야 합니다. 자기중심주의에 길들여진 사람에게는 오히려 나누자고 하면 기분나빠합니다. 똑같은 사람인데 그렇습니다. 나누고도 부족하지 않는데도 그렇습니다. 나누는 사람은 끝날까지 나눌 것들이 보입니다. 그러나 나눌 줄 모르는 사람은 점점 소유가 많아져도 나눌 것이 없고 나누어 줄 사람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사람은 누군가가 나눠줌 때문에 살아갑니다. 부모님이 관심과 애정을 나눠주지 않았다면 살았겠습니까?, 주변 누군가가 협력하고 소비해줘서 당신의 회사도 존재한 것 아닙니까? 국가가 치안을 유지해주고 장사할 수 있도록 해주어서 무역도 하고 기업도 하는 것 아닙니까? 나누지 못하면 기업가가 아니라 조그마한 이익이나 채우려고 하는 장돌뱅이에 불과합니다. 주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들은 더욱 나눔을 실천해야 진정한 기쁨의 삶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내가 벌었으니 나만 챙기고, 나만 먹으면 된다는 생각은 인생의 기쁨을 누리지 못할 뿐 아니라 마음의 고독과 불만족으로 지배당하고 우울함이 닥쳐올 때 이길 수 있는 마음의 면역력이 약하다는 것이 사회과학자들의 연구결과입니다. 나눔은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당신 마음의 면역력을 길러주는 놀라운 마음의 운동입니다.
비싼 돈들이면서 몸짱, 얼짱을 만드는데 많은 운동을 하지만 정작 마음의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나눔 운동을 하지 않아서 삶이 병들거나 혼란스러운 경우들이 많습니다. 육신의 운동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제한을 받을 수 있지만 마음의 운동인 나눔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여 면역력을 기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이번 추석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보람 될 것입니다.

정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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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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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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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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