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칼럼
토끼의 사랑
초등학교시절에 시골에서는 지금처럼 애완용 개나 짐승의 의미는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꼬마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토끼였습니다. 대부분 집에서 기르는 것들은 집토끼였습니다. 그래서 초등학생인 우리시절에 토끼는 애완동물의 위치에 있었습니다. 언젠가 친구네가 키우는 토끼가 새끼를 낳게 되었는데 조금 있으면 분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쌀 한 되에 두 마리를 사왔습니다. 한동안 집에 오는 재미가 넘쳤습니다. 학교 가기 전에도 보고 갔다 와서도 제일 먼저 찾아가는 곳도 토끼장이었고 밖에 놀다가도 생각나면 토끼가 먹을 만한 것들을 챙겨서 왔습니다. 어느덧 큰 어미 토끼가 되어 새끼를 6마리를 낳았습니다. 그중에 2마리는 죽고 4마리는 잘 컸습니다.
때로는 제분신과 같이 어떤 때는 장난감처럼 여겼기에 토끼에게 필요한 것은 저 자신이 관리하고 준비하고 책임졌습니다. 그래서 가족 중 어느 한 사람도 토끼풀을 갖다 줄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겨울철에는 낮에는 햇빛이 들어오도록 양지바른 곳에 내놓아주고 밤에는 옷가지로 토끼장을 감싸주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어느 날인가 저에게 매우 기쁜 소식이 찾아왔습니다. 외가집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입니다.외가댁에 가기위해서는 몇 번의 버스를 갈아타고 가야 하는데 이웃집 아는 분이 그곳에 갈 일이 있어 화물차를 대절했는데 같이 타고 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외가댁은 언제나 가고 싶은 곳이라서 그냥 올라타고 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오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외가댁에서 잠을 자는 그날 밤에 겨울 찬바람이 무척이나 거세고 최악의 한파가 몰려왔습니다. 새벽녘에 윙윙거리는 바람소리에 깨어 불현 듯 어제 오전에 토끼장을 햇볕에 따뜻하게 하기 위하여 밖에 내놓고 들여놓지도 않고 옷으로 감싸 주시도 않고 왔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염려와 걱정 속에서 다음날 도착해 살펴보니 토끼는 얼어 죽었습니다. 안타까움에 땅에 묻어주려고 꺼내는데 새끼들은 살아있었습니다. 어미 토끼가 새끼들을 자신의 품에 넣고 위에서 덮은 채 얼어 죽었던 것입니다.
어미 토끼가 자신의 새끼들의 생명을 사랑해서 자신을 추위를 막아주는 덮개로 사용한 헌신에 왈칵 눈물이 났었습니다. 어미 토끼가 자신의 몸의 혈관이 차가워지면서 무엇을 생각 했겠습니까. 우리들이 죄악과 불의로 가득 찬 비 진리의 추위가 닥쳐와서 모두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져있을 때에 예수님은 조금도 자비가 없는 차디찬 십자가에 몸을 던져 죄악으로 죽어가는 우리들을 감싸 보호하시고 소생시켜주셨습니다. 그분이 차가운 사람들의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는 나음을 입었습니다. 주님의 고난은 우리를 향한 피 끓는 사랑의 노래입니다.

정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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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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