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칼럼
돌볼 기회
사랑이라는 말속에 담긴 뜻들은 다양합니다. 그만큼 사랑이라는 것 자체가 갖고 있는 아름다운 내용과 느낌이 많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많은 일들을 겪습니다. 좋은 일도 있고, 황당한 일도 있고, 슬픈 일도 있고 참으로 기가 막히는 일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일들 나름대로 우리가 봐야 할 내용들이 반드시 있다는 사실입니다. 좋은 일에만 좋은 뜻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슬픈 내용 속에도 계산할 수 없는 미래에 기쁨을 안겨주는 기회가 싹을 틔우고 있음을 수없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장 펼쳐지는 상황에 너무 당황하거나 슬퍼하지 마셔야 합니다. 상대방이 성공적인 삶을 사니까 그것만 좋아할 것은 아닙니다. 지금 보이는 성공적인 삶의 내용들은 미래에도 여전히 힘을 주는 내용이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상대방을 돌보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현재의 그 사람이 성공적인 조건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 아니라 다시 사랑할 기회가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데서 출발을 해야 합니다.
얼마 전에는 나름 성공했다는 분이 우리교회에 관심이 많다면서 만날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주 월요일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세상 말로 잘하면 교회에 등록할 것 같은 자세였습니다. 그런데 여전도회 몇 분이 암환자에게 좋다는 소리에 무공해 쑥을 그 월요일에 뜯으러 가자는 부탁이 있었습니다. 하루 이틀 약속한 날이 가까워지는데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암환자를 위해서 저들도 저렇게 나서서 하겠다는데 그리고 서울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어떤 쑥이 좋은지 구별할 줄도 모를 것인데 안내를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에게 사정을 이야기 하자 그분이 나중에 연락을 주겠다는 이야기만 하고 약속은 취소가 되었습니다. 제대로 쑥 캘 장비도 갖추지 않은 채 출발했습니다. 가는 길도 즐겁고,비록 땡볕이였지만 채취하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캐 온 쑥을 씻어서 음지에 말려 분말로 만들어 전달해줄 것을 생각할 때 보람도 있고 성도들의 사랑과 관심을 환자에게 전달됨으로 새 힘을 얻게 할 수 있다는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사실 만나자고 했던 사람은 모든 것이 세상적으로는 넉넉한 분이십니다.
그렇지만 마음속에는 주님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너는 세상에서 잘 나가는 사람은 만날 시간은 내지만 초라하고 지극히 작디작은 불쌍한 병든 교인은 돌볼 시간은 없더냐?,
그 건강한 사람이야 아무 때나 만날 수 있지만 이 계절이 끝나면 일 년후 까지 쑥은 채취할 수 없는데 너는 사람을 차별하고 있는 것 아니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제 마음속에 "나도 여전히 나를 버리지 못하고 편견에 붙잡혀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한참을 회개했습니다.
도울 일도, 사랑할 일도, 돌볼 일도 틀림없이 때가 있습니다.원래 만나기로 했던 사람은 지금도 연락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돌볼 기회를 찾았다는 것 자체에 감사할 뿐입니다. 사랑의 우선순위를 놓치면 결국 놓치고 맙니다. 주님은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너희들이 예수님의 제자라고 저절로 증명이 된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자들은 서로 사랑함으로 예수 믿는 자의 참다운 증명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먼저 우리 자아가 깨어지고 녹아지면 저절로 그 자리에는 주님이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C.S.루이스가 말한 것처럼 나의 돌봄이 필요한 이웃은 예배 다음으로 중요합니다.

이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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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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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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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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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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