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칼럼
지우개
우리들 대부분은 무엇인가 남기기를 좋아합니다. 천상병 시인이 말한 것처럼 주어진 인생을 소풍처럼 누리고 사는데 가치를 두는 것보다 단순한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 무던 애를 쓰고 삽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라는 말을 자주 회상들 하려고 합니다.
아무튼 우리들은 특별히 뭔가를 남겨야 할일을 했다라고 생각이 드는 모양인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인가 봅니다. 제가 보던 신문에 주로 중국 사람을 많이 빗대어 하는 말인'Ugly Korean(꼴 상 사나운 한국인)'이 눈에 확 들어왔다. "이 사람들이 괜히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네!"라고 생각하면서 내용을 자세히 읽어봤습니다. 내용은 미 동부에 있는 유적지에 오면 한국 사람들은 낙서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이 사람들이 도대체 어떻게 한국 사람이 했다는 것을 알고 그러는가 궁금해졌습니다. "홍길동 왔다가다"라고 한국말로 써놓았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낙서하지 말라는 푯말 바로 옆에다 말입니다.
아이구!, 차라리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영어로 써놓았으면 한국 사람이 했는지 몰랐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찾아왔습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정서가 얼마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지를 말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남기려했던 것들은 언젠가는 지워질 것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성경말씀 속에서 대표적으로 세 사람이 각기 다른 것들을 남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유다가 남긴 것은 '배신'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베드로가 남긴 것은 주님의 뜻 앞에 '예스'를 남겼고, 마지막으로 예수님이 남긴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오늘도 예수님은 끝까지 우리들을 사랑하십니다.
어떤 젊은이가 길을 가다가 시장어귀에서 물건을 파는 마술사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 마술사가 사람들에게 파는 물건이 있었는데 그것은 무엇이든 지울 수 있는 지우개였습니다.
이 젊은이는 이지우개를 가지고 와서 옛날 사진에 있는 못난 얼굴을 지우고. 나쁜 모양도 책에 있는 낙서. 초등학교에 졸업식 때 찍은 초라한 엘범 사진도 지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우고 지워도 지워지지 않고 남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사랑"이란 단어였습니다. 이 지우개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세월이 가면 결국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사라지고 지워져도 유일하게 남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랑"이란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안다면 나머지는 모두 지워질 것들인데 왜 그렇게 남기려고만 하십니까?
아낌없이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 베풀며 살아도 부족하고 너무 짧은 시간입니다.
하루라도 젊고, 힘 있을 때에 사랑하고 가치 있게 살아야 합니다. 지우개로 지워질 수밖에 없는 것들을 위해서 그렇게 산다면 가장 결정적인 때에 후회합니다. 그러나 지우개로 지워지지 않는 것을 위해 살 수 있는 지혜로 자신을 채울 수 있는 삶이 복된 삶입니다.

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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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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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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