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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칼럼

연필을 깍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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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을 깍듯이


어릴 적에 공부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이 몇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연필, 지우개, 칼이 꼭 있어야 했습니다.
연필은 넉넉하면 몇자루 가지고 있으면 훨씬 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노트종이의 수준이 지금처럼 좋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연필을 쓰다보면 색깔이 진했다가 옅었다가 합니다.
그럴 때면 연필을 입에 갔다댑니다. 침을 묻히면 몇자쓰는데는 괜찮습니다. 그러다보니 한 장 정도 쓰고 나면 입술도 새까맣게 됩니다.
더우기 연필이 잘 안되면 꾹꾹 눌러쓰다보면 잘 부러집니다.
때론 예리한 칼로 나눈 것처럼 연필이 두쪽으로 나눠지고
가운데 까만 연필심만 드러냅니다.
별스럽지도 않는 것임에도 잘 부러지고 나눠지고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관리를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필통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필통은 단지 그곳에 넣어두었다라는 정도밖에 큰 의미를 지니지 못했습니다.
어느날 아침 일찍 형제와 부모님의 도움으로 연필을 깍아 가지런히 필통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날은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야지 마음 먹었던 날의 시작이었습니다.
기분좋게 학교에 도착해서 책과 책사이에 꽂아두었던 필통을 꺼내 책상에 올려놓고 열어보니 연필심이 모두 부러저서 나뒹굴고 있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필통자체가 아무탄력제도 없는 단순히 두껑만 있는 아주 얇은 양철에 불과했습니다.
요즘에 있는 연필깍기가 없던 시절이라 칼을 꺼내 연필을 깍기 시작했습니다. 한쪽을 깍으면 다른 쪽이 모양새가 나오지 않고 해서 연필은 닳아져서 줄어든 것보다 칼질을 잘못해서 깍여나간 부분이 더 많은 듯 싶었습니다.
바쁜 마음에 깍다가 그 칼로 손가락을 베고 말았습니다.
피가 나오기에 입으로 빨아버리고 종이로 눌러 두었습니다.
물론 이런 모습을 선생님도 다 보고 계십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다 통과해야 하기게 그냥계시는 듯 싶었습니다.
하지만 여학생이 손을 베고 그러면 선생님이 오셔서 소독약은 없지만 하얀 반창고 몇센티정도는 붙혀주고 가십니다.
늘 부모님이 따라 다니면서 연필 깍아줄 수도 없는 것이고 의지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반드시 내 자신이 연필 깍는 솜씨를 터득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통과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본인이 통과해야 할 부분을 누가 대신 해준다면 본인은, 마치 애벌래가 나방이 되어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출구를 조금 넓혀주면 나오기는 쉽지만 결국 날지 못하고 땅바닥에 주저앉아버리고 죽어가듯이, 가장 무기력한 존재가 되고 맙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믿는 것은 심오한 사상을 요구하고 훈련하는 사상세계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랑의 깊이와 넓이와 높음이 심오할 뿐입니다.
기독교의 믿음은 실천하는 것입니다. 머리속에 담아두는 철학이 아닙니다.
행동없는 말씀은 당신을 소화불량에 걸리게 할 것입니다.
어떤 말씀도 삶속에 실천되어지지 않으면 누구든지 무능하게 됩니다.
행동없이 마치 입만 살아있는 지식인과 다름없습니다.
내 몫의 연필을 깍듯이 내 몫의 말씀을 실천함이 내 자신과 주변을 향한 가장 큰 외침이 됩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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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김은정님의 댓글
  내 몫의 연필을 깎듯이 내 몫의 말씀을 실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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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이선용님의 댓글
  예쁘게 깎아 필통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연필을 볼때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나를 깎아야 할 사람은 바로 나  ! 바로 내 몫인 것을 다시 맘 속에 새기며 ..나 자신을 예쁘게 깎아 누가봐도 기분 좋은 사람이 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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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김경숙님의 댓글
  초등시절 연필을 예쁘게 깍는 친구가 무척 부러웠어요.저는 깍아도 예쁘게 되지 않아 친구에게 부탁을 많이 했지요.  내 인생을 대신 부탁할수는 없고.....    고집,성격, 아직도 깍아야 하고 다듬어야 할 부분이 넘~~~많아 주님을 의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