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칼럼
마음의 눈을 뜨도록 가던 길을 멈추십시오
40대 아주머니 대여섯 명이 식당에서 함께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건너편 앞에 앉아있던 저에게까지도 얘기 내용이 명확히 들릴 정도로 한 아주머니 소리는 흥분으로 가득 찼습니다.
"나, 이것 00 백화점에서 샀어, 딱 두개 있더라, 하나에 150만원이더라!"하면서 가죽지갑을 꺼내놓으니까 서로다 하는 말 "역시 좋기는 좋구나, 그러면 나머지 하나 지금 있겠네, 살수 있을까?" " 야, 이것 그제 샀어, 당연히 없지!" 을 이어가다가 이내 하는 말 "야, 우리는 꽝이다."라고 한 숨을 깊게 내리쉬었습니다. 이 분들의 대화 속에서 몇 가지 답답함이 찾아들었습니다.
' 저런 분들은 가진 자들의 외적인 조건이나 권세를 알아주지 않는, 질서가 있고 매너가 있고 양식이 있는 아름다운 곳에서는 살수 없는, 애처로운 천민자본가이구나 '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가 그리 자랑스럽습니까? 그 자랑거리가 더욱더 자랑스러우려면 겉이 아니고 속이어야 합니다. 내면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외면은 자기스스로가 자랑하고 전시하지만, 내면은 내가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지도, 알지도 못하고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진정한 아름다움도 멀리 있지 않기 때문에 찾아 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아름다움의 요소도 내 자신이 갖고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을 부지런히 갈고 닦으면 됩니다. 밖에서 아름다움을 찾아 나선 사람들은 갈등을 더 갖도록 되어있습니다. 밖에서는 아름다운 사람도, 환경도 많이 있었는데, 내 집에 오면 그 아름다운 환경이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없거든요, 그러면 더 짜증나고 더 집에 대한 애착이 가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아름다움을 줄 수 있는 곳을 찾아 밖으로, 밖으로 나서고, 가정을 등한시하고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내 자신 속에서 아름다움의 요소들을 끄집어내어
갈고 닦지 않는 한 스스로의 한계에 무너지고 말기 때문에 답답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눈을 즐겁게 해주기도 하지만, 많이 보다보면 "또 그 거야!"하면서 식상해 합니다. 내 눈을 뜨고 보게 하는 마음의 눈을 고쳐야 합니다. 우리의 눈은 그저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 열리는 것처럼 열려있을 뿐입니다. 그렇기에 마음이 가지 않는 것은 우리 눈이 열려져 보아도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열차 차창 가에 앉아 펼쳐진 좋은 환경이 앞에 지나가더라도 내 마음 속에 나타난 어떤 생각에 매달려있으면 아무것도 본 것이 없게 됩니다. 분명히 보긴 보았는데 실제로는 없는 것입니다.
이 눈은 그저 열려있는 것일 뿐입니다. 거기에 마음을 집어넣어야 실제로 보는 것이 됩니다.
마음의 눈으로 다시 한번 보십시오. 그 지갑 속에 뭐가 있어야 되는지를 보셔야 합니다. 그 지갑 속에는 돈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그렇게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내용물에는 관심이 없고 ,외피에 관심을 두고 사는 한 시린 마음은 가시지 않을 것입니다.
마음의 눈을 떠서 사물을 보고, 사람을 보고, 환경을 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 눈이 진정한 눈입니다. 마음의 눈을 뜨지 않으면 그 사람의 눈은 참다운 것을 볼 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마음의 눈을 뜨지 않는다면 현상학적인 것만 찾도록 되어 있습니다. 마치 꽃꽂이 꽃이 살아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느낌을 주는 것입니다. 느낌은 실체가 될 수 없습니다. 마음의 눈을 뜨지 않으면 마네킹의 눈이나 다름없습니다.
마음의 눈을 떠서 이 시대를 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안타까운 눈물로 주님께 기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눈들은 떴지만 단순히 동공만 열려있는 상태라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지 판단할 수도 없고, 어떤 길을 가야 되는지도 모르고, 무엇을 해야 되는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과 나라와 교회가 어떤 길을 가야 되는지 모릅니다. 청소년들은 청소년대로, 성인들은 성인들대로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근본적인 것들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마음의 눈을 뜨도록 가던 길을 멈추십시오. 그리고 마음의 눈을 뜨고 나서 다시 달리십시오.
그러면 제대로 된 방향으로 누구든 갈 수 있게 될 행복의 나라와 자신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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