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칼럼
살아만 있다면...
엊그제는 봄을 시샘하는 비가 내리고 눈도 왔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많은 시설물들이
넘어지거나 날아갔고 심지어는 커다란 배들이 좌초되었습니다.
모든 만물은 두 종류의 방향이 있습니다. 한 종류는 물결치는 대로 가는 것이 있고
또 다른 하나는 물결에서 본질의 사명을 따라 가는 것이 있습니다.
든든한 바위도, 이렇게 저렇게 하지 아니하면 안 되는 것처럼 요구하는 시대를 풍미하던 문화도,
어떤 사람이 지니고 있던 만세반석 같은 권세도 바람과 비와 많은 풍파에 저절로 넘어지고 스치고 꺾이고
깎여서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맙니다. 우리는 이런 종류들을 가리켜서 죽어있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죽어있는 존재는 물결에 종속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조그마한 날벌레나 물고기라 할지라도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가지 않습니다. 죽어 있는 종류들은 아무리 몸집이 클지라도 자기 자신을 지키지 못하고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살아 있는 존재는 주변에 의해 밀려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물결이 오는 방향을 향해
도전해 갑니다. 이것이 바로 살아있는 종류들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인 사명입니다.
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살아 있는 자로서 사명을 잊어버리면 많은 조류에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다가 나중에는 바닷가에 밀려다니는 부유물처럼 흉물스럽게 되고 맙니다.
믿는 자들은 더욱 살아있는 존재로 살아야 합니다. 살아있으면 미약한 것 같지만 반응이 다릅니다.
살아 있는 장미꽃처럼 바람에 가시로 찔리면 장미 향기가 나오지만 죽은 것은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습니다.
주님은 우리들에게 세상조류에 떠내려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살아있는 물고기는 군함 같은 거대한 배를 삼키는 파도에도 자기 갈 길을 향해서 갑니다.
요즘은 많은 경우가 참 생명력을 줄 수 없는 세상문화에 편승하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것 같습니다.
이 때에 믿는 자들은 살아있는 본질의 사명에 서서 살아야 합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육신적인 쾌락에 물들어 있는 소돔성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유황불이 떨어지는
직전까지 성문요충지에 서서 매일처럼 쉬지 않고 복음을 외치는 노인 한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이 노인에게 한 사람이 찾아가서 물었습니다. “노인께서 매일처럼 쉬지 않고 외쳐도 이 쾌락에 빠져 있는 저 사람들은 조금도 변화되지 않고 더 육신적인 욕심에 빠져 있는데 아무 소용없는 일을 하세요?”
노인 대답이“나는 그들이 나를 변화시키지 못하게 하려고 복음을 외칩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노인은 자신이 가만히 있다가는 악한 문화에 휩쓸려 살 것 같은 위기감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더욱 힘써 복음을 외쳤습니다. 노인은 “내가 외치고 있는 이상 세상 사람들은
변화 되지 않을지라도 적어도 나는 소돔과 고모라 사람을 닮아가지 않고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살아 있는 자의 사명을 고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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